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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쉽게도 봄은
                                               짧다. 꽃이 진 뒤에야 봄이
                                              었음을 알았다는 말이 있듯이
                                             봄날은 무심히도 흘러 우리가 체감
                                           하기도 전에 떠나간다.
                                           봄은 비록 짧지만, 조금만 여유를 가져보면 우리 주
                                           위에는 봄을 만끽할 만한 많은 것들이 있다.
                                           봄이면 남원에는 요천의 맑은 물을 머금은 아름다운 벚꽃이 피어나고, 지
                                           리산의 청정 자연환경은 노란 산수유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어딘가 부족
                                           하다. 벚꽃은 개화기간이 너무 짧아 아름다운 자태를 길게 허락하지 않고,
                                           산수유의 노란 꽃잎은 개나리의 노란 꽃잎과 겹쳐 보이지 않던가.
                                           그렇다면 남원의 봄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답은 바로 철쭉이다.
                                           보랏빛 향기라는 노래처럼 지리산 바래봉 철쭉은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향이 느껴진다.
                                           특히 철쭉이 모여 이룬 군락은 모여 있기에 더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남원의 지리산에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철쭉 군
                                           락지, 바래봉이 있다. 산등성이를 따라 쭉 이어진 능선으로 이루어진 바래
                                           봉은 그 탓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탐방이 가능하다.
                                           바래봉이라는 이름부터가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떼를 엎어놓은 모습처럼
                                           둥그스름하고 순한 산릉으로 이루어져 붙은 이름이니 산행에 그리 큰 부담
                                           을 느낄 필요는 없다.
                                           더군다나 적당히 힘이 들 때면 능선에 펼쳐진 철쭉 군락을 마주하면 올라
                                           갈 때 느꼈던 피로감을 가시게 해주고 청량감을 느끼게 해준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의 날씨도 바래봉에서 맞게 되
                                           는 봄날을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남원의 철쭉은 바래봉에만 있는 게 아니다. 아영면 봉화산에 위치한 철쭉
                                           역시 찾는 사람을 반기며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바래봉과 봉화산 모두 멋진 풍경을 지닌 만큼 이 두 곳에서는 4월 중순부
                                           터 한달여 간의 기간을 철쭉제 기간이라 부르며 많은 행사들도 준비하고
                                           있다.
                                           너무나 기다렸지만, 우물쭈물하다가는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지나가버리
                                           는 봄날, 보랏빛 향기를 찾아 바래봉과 봉화산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Spring 201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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