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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그림이 말하는 예술가의 마음을 읽다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이 ‘예술은 당신이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모든 것이다.’라고 말했듯이 화첩기행 그림과 활
자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일상의 고단함은 길가에 핀 향
기로운 들꽃이 되고 만다.
화첩기행 원화들은 판화지와 골판지에 한지와 먹과 채색
을 더한 독특한 형식이다.
기행의 분위기를 입체적이고 몽환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행간의 서정과 상상력을 증폭시켜준다.
글의 형용사와 그림의 부사가 어우러져 문장은 문장대
로, 그림은 그림대로 예술인 책은 예술가만이 읽어낼 수
있는 예술가들의 삶과 삶의 무대를 묘사하고 있다.
화첩기행의 책속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 예술은 당신이 일상을
1권 중 ‘강도근과 남원 편’에서 김병종 화백은 ‘남원이 일
벗어날 수 있는
찍이 소리문화의 요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들과 물이 풍
모든 것이다
부해 먹고살기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는 점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남원은 문화의 완충지이며 사방을 향해 문을 연
깨인 곳이기도 한데 사람들은 “남원에 가서 풍류 자랑 말
라.”했단다.
공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일시적으로 남원이 쇠락하긴
했지만, 남원이 가진 아름다운 자연환경, 예술과 풍류를
잘 활용한다면 다시 문화도시로 부흥할 수 있겠다는 생각
을 잠시 해봤다.
3권 ‘빅토르 최와 상트페테르부르크’ 편을 읽어본다.
자작나무 숲을 날아오르는 수십 마리 새떼에 화르르 눈꽃
이 진다. 목련꽃 피는 것을 보며 서울을 떠나왔는데 목련 7
같은 눈송이들이 혼령처럼 나부낀다.
저런 순백의 영혼 하나를 좇아 나는 지금 상트페테르부르
크로 가고 있는 것이다.
빅토르 최, 대지를 적시는 음유시인의 자유와 저항의 노
랫가락을 찾아서...... 그의 비석에 누군가 붙여놓은 종
이엔 이런 글귀도 있었다.
‘비짜(빅토르 최의 애칭)는 죽지 않았다. 단지 그는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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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공연 여행을 떠났을 뿐이다. 공연이 끝나면 그는 다
6 화첩기행 북카페에서 7 북카페 시낭송 행사
시 돌아올 것이다.’
8 찾아가는 시낭송 9 쿠바의 여인 10 튀니지의 바다
14 사랑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