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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춘 곡
제2막 춘원(春元)
“아름다운 여인이 비단 휘장 걷으니
풀향기 앞산에 가득하여라”
봄의 여왕은 칠적관과 검정색 적의를 입고 봄을 맞은
산천을 둘러본다. 이 적의는 고려말 ~ 조선초까지 왕비가
입던 예복이다. 봄의 여왕을 둘러싼 세 작품은 ‘생명
작가’라고 불리는 김병종의 대표작들로서 붉은 꽃, 초록
새싹, 파란 물이 생명을 상징하거나 연상시키는 중요한
회화적 요소로 사용되고 있다.
제3막 춘풍(春風)
“비단 창밖에 꽃 그림자가 어리나니……”
꽃가마가 우리를 맞이한다. 우리는 봄이 오면 자연스
럽게 바깥 세상으로 눈길을 돌린다. 봄은 인간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떠날 채비가 다 되었다면 꽃가마에 마음
을 싣는다. 허영 선생님의 한복 인형은 우리 옷의 아름
다움을 한껏 보여준다. 현대 미인도로 잘 알려진 박연옥
화백의 <화전놀이>도 감상해 보자. 『혼불』의 화전놀이
장면에서 감명을 받고 그린 미인도이다. 우리 남원의
이야기가 그림 속에 담겨 있다.
제4막 춘경(春景)
“비단옷 입고 밖으로 나서 떨어진 붉은 꽃을
한가로이 줍누나”
박연옥 화백의 <화전놀이>를 감상했다면 이번 전시실
에서는 봄나들이 준비를 해보자. 한껏 들뜬 여인의 부푼
마음을 느껴보자. 애지중지 꽃신을 품에 안고 있는 여인
이 하나씩 옷을 입기 시작한다. 장옷까지 팔에 걸치면
이제 봄나들이 준비 끝. 어느새 성큼 다가온 봄을 즐겨
보자.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서 한복과 봄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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