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2023_89
P. 29

이음표
 맥주를

            “수제 맥주는 공예품 만들듯 우아한 직

            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일
 애호가
            하다 보니 술은 설비산업이었어요. 좋은
            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품질을 꾸

   빚으며      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설비가 없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 싫어지기
            도 한다는데, 그는 오히려 배움의 기회가

            되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더 많은 남원
   꿈을       청년들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비즌을 키                   허름한 창고와 낡은 정미소를 개조한 미미쌀농 건물 외관

            우기 위해 오늘도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색다른 경력으로 새로움을 더하다
                                                     지난해 10월 합류한 김태하 양조사는 비즌양조장을 총괄하고 있다.
   빚는다                                               재료를 관리·감별하고 제조 공정을 관리하는 일을 담당한다. 막걸리 명

                                                     인 수제자로 오랜 시간 전통주 기술을 익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좋은 술을 만드는 데
                                                     얼핏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전통주와 맥주지만, 술을 만드는 마음가짐
            가장 필요한 건
                                                     은 하나라고 강조한다.
            기술력이 아닙니다.
                                                     “좋은 술을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한 건 기술력이 아닙니다. 좋은 재료를
            좋은 재료를 기반으로
                                                     기반으로 좋은 술을 만들겠다는 진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좋은 술을 만들겠다는
 좌로부터 김태하 양조사, 한진석 대리, 최윤미 주임, 이현수 과장
            진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막걸리 양조장도, 이제 갓 세상에 나온 맥주 양조장
                                                     도 모두 그에겐 그저 좋은 술을 만드는 곳일 뿐이다. 역사와 전통은 비
 맛에 대한 자부심으로 열정을 더하다                                 할 바 안 되지만, 좋은 술을 만든다는 자부심은 같다. 그래서 비즌이

 허름한 창고와 낡은 정미소가 새 숨을 쉬고, 조용한 마을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전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오랫동안 사랑받도록 힘을 보탤 생각이다.                            남원소식
 북형 햇살 가득 농촌재생 제1호 사업장 ‘남원시민협동조합 비즌’이 만든 변화다. 비즌     생산과 출고를 관리하는 고건 씨는 이제 막 비즌에 합류한 새내기다.

 에는 술을 빚으며 마을 공동체의 새로운 비전을 드러내겠다는 소영석 대표와 뜻을         서른두 살로 나이로도 막내인 그는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근무하고 있
 함께하는 다섯 명의 청년들이 있다. 그들의 목표는 하나. ‘맥주로 일 좀 내겠다’는 것.   다. 발효가 끝난 맥주를 병에 옮겨 담는 병입 과정을 담당한다. 맥주 양
 남원에는 아주 특별한
 “맥주는 젊음, 청년을 상징하잖아요. 남원 유일의 맥주 공장에 청년으로서 도전해        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청결. 효모균 외 잡균이 들어가면 쉽
 맥주가 있다.
 보고 싶은 욕심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게 상해 버리기에 청결함을 유지하며 담기 위해 신중하게 임하고 있다.
 청년들이 만든
 가장 먼저 비즌에 합류한 이현수 총무과장은 비즌 살림부터 영업까지 도맡아 하          “가장 늦게 합류한 만큼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비즌과                        여름
 수제 맥주 ‘비즌’이다.
 는 멀티 플레이어다. 잘 못 마시던 술도 마시고 공부도 하고 주류박람회에 참여하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남원시 금지면
 수제 맥주 양조장    면서 점점 술을 알아갔다. 덕분에 이제 향만 맡으면 어떤 맥주인지 알고, 살짝 맛  각자 합류한 사연도 담당 업무도 다르지만, 뜨거운 열정만은 누구 할
 비즌을 찾아    보고도 도수를 맞힐 정도로 ‘맥주 베테랑’이 됐다. 남원 하면 비즌을 떠올릴 수 있  거 없이 같은 다섯 사람. 그 열정이 결실을 맺어 전국에서 알아주는 남

 맥주와 함께 더 빛나는   는 날을 꿈꾸며 조금 더디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려 한다.   원표 수제 맥주로 등극할 그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내일을 꿈꾸는    양조팀 한진석 대리는 우연히 접한 비즌 맥주 맛에 반해 입사한 경우다. 맥주 맛
 다섯 명의 청년들을    좀 안다고 자부하던 그에게 비즌의 흑맥주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그러던 중
                                                          남원시민협동조합 비즌 | 063-635-8627
 28  만나 보았다.   구인 공고를 보고 ‘이건 운명이다’ 싶은 마음에 지원했다고.          남원시 금지면 갓바위3길 81                                        29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