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2023_89
P. 35

구름도 누워 간다는 와운마을과 천년송

            요룡대, 뱀소, 병풍소, 제승대, 탁용소 등 그림 같은 풍
            경이 절경이다. 땅바닥이 우묵하게 빠지고 늘 물이 괴
            어 있는 소와 맑은 연못인 징담을 보는 재미가 트레킹

            의 맛을 더한다. 천연기념물 천년송을 보기 위해 와운
            마을로 향한다. 와운마을의 ‘와운’은 ‘산이 높고 골이 깊

            어 구름도 누워간다’는 뜻이라고 한다. 구름도 쉬어 가는
            평화로운 마을이라 하여 눈골 혹은 누운골이라고도 한
 ①
            다. 6·25 당시 전 주민이 이주했다가 1954년 다시 돌아온
            곳이기도 하다. 현재 14가구 33명의 주민들이 방문객들                                                                            ⑤
                                                                1. 계곡 따라 이어지는 나무 데크
            을 위한 식당과 숙소를 겸하며 오순도순 살고 있다.
                                                                2. 기암절벽위로 쏟아지는 폭포수가 장관이다.
            천년송에 오르기 전 먼저 허기진 배를 채우기로 한다.                       3. 계곡 사이로 흐르는 신비로운 옥색 물빛
                                                                4. 한상 푸짐한 와운마을의 별미, 산채비빔밥
            오늘의 메뉴는 산채비빔밥. 갖가지 나물이 어우러진 산                       5. 지리산의 정기를 듬뿍 담은 천년송
            채비빔밥과 도토리묵의 맛이 조화롭다. 덕분에 트레킹
            으로 지친 몸에 어느새 다시 기운이 감돈다. 열심히 먹

            었으니 천년송으로 향할 시간이다. 나무 계단을 따라 10
            여 분을 오르니 천년송이 모습을 드러낸다. 천년송은 ‘할
           ③
           ②
            머니 소나무’라고도 부르는데 와운마을 사람들은 이 소
 끝없이 이어지는 계곡과    나무를 마을 수호신으로 믿고 매년 정월 초사흘에 제사
 푸르른 물빛의 향연  를 지낸다. 유난히 푸른 하늘과 새하얀 구름을 향해 우                     ߗࢎҎ
                                                                ఐߑউղࣗ
 오늘의 여정은 와운마을 천년송까지 약 2.6km 구간이  크에 오르지 않고 계곡 길을 조금 더 걷기로 한다. 푸  뚝 솟은 소나무에서 남다른 기품이 풍긴다. 멋진 풍광
 다. 한참을 걷다 보니 신선길 탐방로가 나온다. 뱀사골   른 물빛을 보며 천천히 걷는 길. 자세히 보니 걸어온 길  과 전설이 어우러진 여름날 뱀사골 계곡 트레킹의 훌륭

 계곡 옆으로 난 데크길로 상쾌한 물소리가 동행한다.   마다 물빛이 조금씩 다르다. 뱀사골 계곡은 유난히 맑  한 마무리다.                                  ૑ܻ࢑ ୌ֙࣠    남원소식
                                                          ④                             ਃܕ؀  ୌ֙࣠оחӡ
 무성한 초록 잎이 만든 녹색 터널 덕에 햇볕이 가려지  고 푸른 빛을 띠는데 깊이에 따라 빛의 반사량이 조금
                                                                                                      ৬਍݃ਸ
 니 걷기에 그만이다.   씩 다르다. 옥색과 푸른빛이 섞인 물빛이 신비롭다.                        ߗࢎҎ

 걷다 지칠 때쯤 계곡으로 난 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잠  태고의 신비를 품은 싱싱한 이끼들도 푸르름을 더한다.     ࢳप౸ݒ੢

 시 쉬면서 흐르는 땀도 식힐 겸 내려가 본다. 새하얀 물
 보라를 일으키며 흐르는 물줄기에 절로 시원해진다. 툭

 툭 내려앉은 커다란 바위에 앉아 숨을 돌린다. 아이들                                                                                     여름
                                                                도보 구간 지리산 뱀사골탐방안내소~와운마을 천년송
 은 어느새 신발을 벗고 계곡에 발을 담근다. 너무 차갑
                                                                거리 2.6km
 다며 금세 발을 빼려던 아이들이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                                  소요 시간 1시간

 하더니 신이 난 목소리로 엄마, 아빠를 부른다.
                                                                       지리산 뱀사골탐방안내소
 “엄마, 아빠! 이것 보세요. 올챙이예요! 꼬물대는 것 좀                                      남원시 산내면 와운길 10

 보세요. 너무 신기해요.”
 걷다가 자연의 속살을 만나는 즐거움. 이런 게 트레킹                                         지리산 명품 와운마을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308-2
 34  의 묘미 아니겠는가. 땀도 식혔으니 다시 걸을 차례. 데                                   www.waun.kr                                35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