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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성에 빛나는 1만 여명의 숭고한 별들
새롭게 건립된 ‘만인의총역사문화관’은 2023년 준공 이후 전시 시설과
전시 유물을 꾸미고 모으는 데에 1년 동안 큰 정성을 들였다. 비록 남원
이 정유재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그와 관련된 유물들은 제대로 수집한
적이 없었기에 전국에 산재해 있는 여러 박물관의 협조를 얻어야 했다.
어렵게 모은 유물을 더 효과적으로 전시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의 도
움을 받는 일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공을 들인 유물들은 1층 기획전시실과 2층 상설전시실에서 만
날 수 있다. 먼저 기획전시실은 역사문화관이 정하는 각종 주제에 걸맞
는 전시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개관 첫 전시 주제는 <남원성의 빛나
는 별들>. 정유재란 당시 끝까지 항거하다 순국한 넋을 반짝이는 전시
물로 표현했다.
2층에 들어서니 남원성 출토 유물들과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게 대항하
는 데 큰 힘이 된 비격진천뢰(임진왜란 때 군사용으로 사용한 포탄)가
전시실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웅변하고 있다.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등
관련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준비돼 있다. 덕분에
관람객들은 남원시, 그리고 만인의총이 역사적으로 어떤 공간인지 더
쉽고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정유재란 당시 남원부사였던 임현의 행적을 기록한 글의 초본.
육군박물관 소장.
지역 박물관으로서 남원다움을 전파할 것
만인의총역사문화관의 전시와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박경지
학예연구사는 “그동안 남원시민들이 국립박물관을 방문하려면 전주나
광주까지 이동해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했다”며 “만인의총역사문화
관이 지역박물관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유산청 산하
여러 기관 및 박물관들과 활발히 연계하는 적극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고품격 전시와 다양한 세대를 위한 맞춤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남
원시민들의 문화적 갈증 해소에 일조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하지
만 만인의총역사문화관의 역할이 여기에 그치는 건 아니었다.
“남원의 역사를 만인의총과 역사문화관에서 숙지한다면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남원은 그 어느 곳보다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 공간이 될 겁니다.”
임동훈 만인의총관리소장은 “비록 소속기관은 다르지만, 남원시가 새
롭게 구상하고 실행 중인 계획에 만인의총관리소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웃었다. 여유로운 걸음으로 남원시의 다양한 역사문
화적 공간을 돌아볼 수 있는 코스가 완성된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거라며 말이다. 더 많은 이들에게 더 오랫동안, 더 깊이 사랑받을 남원
이 이렇게 다양한 노력과 함께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문화와 미래 산업도시 남원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