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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표


                                                                                                                                   꽃과 나무가 있는 아름다운 마을

                                                                                                                                   남원 시내에서 차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주천면 주천
                   사랑을 나누고         온기를 더하고                                                                                         리에 하주발효마을이 있다. 한낮에 찾은 이곳은 평화로
      동네
                                                                                                                                   운 농촌마을 그 자체. 잔잔히 흐르는 천, 바람에 일렁이
        한바퀴
                                                                                                                                   는 초록빛 벼, 푸르름을 자랑하는 산, 거기에 그림 같은
                                                                                                                                   파란 하늘과 몽실한 구름까지, 보고 있자니 마음의 경계
                   남원시 하주발효마을                                                                                                      가 ‘탁’ 하고 풀어진다.                                                                                             ①

                                                                                                                                   아직은 여름의 긴 꼬리가 살짝 보이는 날씨. 그러나 한결
                   누군가를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은                                                                                               달라진 공기와 냄새에서 가을이 왔음을 느낀다. 마을의

                   현재뿐 아니라 먼 미래까지 내다보게 하는 힘을 준다.                                                                                   가을은 무슨 색일까. 찬찬히 둘러보니 길가에 핀 코스
                   깊이 사랑하므로 무탈하게 길이 머물러 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모스들이 하나둘 꽃잎을 틔우며 특유의 말간 빛을 뽐내
                   하주발효마을에 그 힘이 있다. 마을과 마을 어르신들의 훗날을 살피며
                                                                                                                                   고 있다. 진분홍 배롱나무도, 때를 기다리는 단풍나무도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천천히, 그러나 뜨겁게 앞을 향해 가고 있다.                                                                                                                                                                                      ②
                                                                                                                                   마을의 색을 수놓고 있어 눈길을 붙잡는다. 하주발효마                        1, 2.  함께 모여 떡과 빵, 고추장 등을 만드는 이 시간이 마을 사람들의
                                                                                                                                   을의 아름다움을 담당하는 꽃과 나무들은 ‘2019년 풍경                         가장 행복한 일과다.
                                                                                                                                   이 있는 마을 가꾸기’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식재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풀을 뽑고 심어 정성으로 가꾼 덕                        열정으로 뭉친 주민들
                                                                                                                                   에 지금까지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다.                                82가구에 2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하주발효마을. 특히

                                                                                                                                                                                        100세가 넘는 어르신이 여러 명 있어 장수마을로 유명하
                                                                                                                                                                                        다. 쌀 외에 특별한 생산이 없던 마을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 건 한충문 위원장과 이성희 사무장, 마을 주민들
                                                                                                                                                                                        의 열정 덕분이다.
                                                                                                                                                                                        “떡과 빵을 만들어 마을 소득을 내보자는 사무장의 의

                                                                                                                                                                                        견이 있었어요. 하지만 밀 농사를 지을 사람도 없고 여                    남원소식
                                                                                                                                                                                        러모로 어려운 환경이었죠. 그러다 발효식품도 같이 하

                                                                                                                                                                                        면서 점차 나아졌어요.”
                                                                                                                                                                                        한 위원장은 사무장의 열의가 좋다며 마을에 정착한 귀

                                                                                                                                                                                        농인이지만 마을의 자식이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다. 이 사무장은 빵과 떡을 제조하는 자격증을 취득하

                                                                                                                                                                                        며 주민들과 함께 발효빵을 만들었다. 발효식초와 발효                     가을
                                                                                                                                                                                        막걸리, 꽃차 등 종류도 늘려나갔다.






                                                                                                                                                                                                                        ࠁѤ૓ܐࣗ

                                                                                                                                                                                                                     ڂߑ঒р
                                                                                                                                                                                                ೞ઱҃۽׼
                                                                                                                                                                                                                ߊബ୓೷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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