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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야기 | 산동면 상신마을




                          만행(萬行)산 깊은 자락,



                          만인이 편안히 쉬어가는 마을





             남원시에서 19번 국도를 따라 장수 방향으                 다 하여 귀정사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로 달린다. 산동면에 이르러 왼쪽 길로 접어                귀정사는 현재 귀농귀촌인들의 요람으로 자
             드니 사위가 사뭇 고요하고 아늑하다. 하늘                 리 잡은 ‘만행산 귀농학교’를 운영하고 있으
             별 마을로 유명해진 산동면 대산리 초입이                  며 위로와 휴식, 재충전이 필요한 이들을 위
             다. 지금은 전형적인 산촌마을이지만 과거                  한 인드라망사회연대쉼터를 마련하는 등 천
             에는 괴나리 봇짐을 지고 고갯길을 넘나드는                 오백여년 동안 귀정사가 지켜온 정진도량으
             나그네들이 잠시 여장을 풀던 주막이 즐비하                 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였을 만큼 한양으로 향하는 교통의 요지였다                  남원시 보절면과 산동면의 경계를 이루고
             고 전해진다. 이성계가 황산대첩에서 대승                  있는  ‘만행산  천황봉’(909.6m)은  일반인
             을 거둔 후 승전보를 울렸던 북치터 또한 여                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등산 애호
             기에 있다하니 이곳의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가들에게는 각광받고 있는 봉우리 중 하나이
             성격도 가늠할 만하다.                            다. 만행산 서쪽 보현사에서 시작하여 아흔
                                                     아홉골을 지나 상서바위로 올라선 다음 주능
              마을 쪽으로 좀 더 들어가 보기로 한다. 길               선을 타고 정상에 오르면 교룡산과 남원 시
             왼쪽에 ‘귀정사’ 방향을 나타내는 푯말이 나                내 방향을 조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남

             온다. 만행산 자락을 타고 4km쯤 오르니 장               산 너머 천왕봉ㆍ반야봉의 위용을 확인할 수
             엄한 위용을 자랑하기보다는 편안함과 안온                  있는 지리산 주능선까지 감상할 수 있다. 만
             함이  먼저 느껴지는 귀정사가 다가온다. 귀                행산 정상에서 상신마을로 내려오는 길은 급
             정사는 백제 무령왕 15년 (서기 515), 현오             격히 고도가 떨어지는 험난한 코스이지만 계
             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일찍이 만행사라                  곡을 따라난 편백나무 숲을 지나며 삼림욕을
             는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백제의 왕이 사흘간                 즐길 수도 있다.
             고승의 설법을 들으며 국정을 살피고 돌아갔                  만행산 자락 아래 청정한 대상천을 옆에 끼

                                                 만행산­귀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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