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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버스 구석구석’은 문화도시 프로젝트 일환으
          로 기획된 시민들과 함께 떠나는 남원 문화여행 프
          로그램이다. 문화버스 프로그램은 2014년 11월부
          터 운영돼 오다가 잠시 휴지기를 가진 뒤, 지난 8월
          부터 다시 시동을 걸었다. 이번 문화버스 구석구석
          은 전국에서도 잘 보전되어 있는 남원의 마을 숲을
          둘러보며, 마을과 숲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을 가진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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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을 걸으며, 사랑하는 이의
          손바닥과 손등 떠올려
          “당신은 서어나무 숲에서 누군
          가를 기다려 본 적이 있나요?

          예라면 자리에 서서 두 손을 모
          아 사랑하는 사람의 손바닥을
          떠올려봅니다. 아니라면 자리
                                                                      2
          에 서서 두 손을 모아 사랑하는
          사람의 손등을 떠올려봅니다.”
          느린 걸음으로 행정마을 숲을 거닐던 시민 20여
          명은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들으며

          사랑하는 이의 손바닥과 손등을 떠올려본다.
          “당신은 어느 저녁, 거대한 나무들 사이로 지는
          노을을 본 적이 있나요? 예라면 고개를 들어 나
          뭇잎 사이의 햇빛을 바라봅니다. 아니라면 고개
          를 숙여 땅 바닥에 있는 것들을 바라봅니다.” 흔
          들리는 서어나무 잎 사이로 새어 나오는 가는 햇
          살을 바라보며 한동안 잊고 살았던 자기 자신을
          바라본다.





                                     1·2 행정마을 서어나무숲에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는 참가자
                                                     3 신기마을 할아버지 당산
                                                                                          사랑남원 이야기 ∙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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