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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탐방 | 제철단지 운봉고원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제철단지



                    지난달 중순 한통                           의 잠을 깨운 운봉고원 최고의 고고학자
                    의 전화를 받았다.                          들이다.
                    남원시 인월면 성                            얼마 전까지만 해도 5개소의 제철유적이
                    산마을 서정갑 노                           운봉고원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인회장께서 유적                            지표조사를 통해 15개소의 제철유적이
                    을 찾았으니 남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바래봉을 중심으로
                    을 방문해 주었으           곽장근­군산대교수       수성대골과 내령리, 세걸산 동쪽 부운리
                    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오래전 약속된               와 외얏골, 감투봉 양쪽 중황리와 성산리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한걸음에 흥부출생               제철유적이 대표적이다. 지금도 지표조
                    지인 성산마을로 향했다. 아침 일찍부터               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성산마을 주민들의 융숭한 안내를 받으며               더 많은 제철유적이 그 모습을 드러낼 것
                    감투봉을 향해 오르다가 북쪽 기슭 중단               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 최
                    부에서 발길이 멈췄다.                        대 규모의 제철단지로 운봉고원이 학계의
                    일 년 중 가장 바쁜 농번기에 주민들이 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수 찾은 제철유적을 보는 순간 제 눈을 의
                    심했다. 제철 유적의 보존상태가 거의 완              칠지도와 관련된 곡나철산의 개연성
                    벽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철광석을 녹여                우리나라 국사 교과서에 자주 소개되는

                    철을 생산하는 과정에 생긴 쇠똥도 볼록               유물 중에 칠지도(七枝刀)가 있다. 일본
                    하게 쌓여있었다. 감투봉 북쪽 기슭에                천리시 석상신궁에 보관된 칠지도는 일
                    또 다른 제철유적이 더 있다는 주민들의               곱개 가지가 달린 칼로 몸통에 새긴 61자
                    제보가 있었지만 가을에 다시 오겠다는                의 명문이 있다. 백제 근초고왕이 곡나철
                    약속을 드리고 현지조사를 마쳤다. 그                산(谷那鐵山)에서 생산된 철을 가지고 칼
                    날 함께 한 성산마을 주민들은 제철유적               과 거울 등 귀한 보물을 만들어 왜의 조정


















                                              인월­성산마을­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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