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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탐방 | 산내 와운마을





                            산이 품은 마을, 산을 품은 마을



                    걷다보면 문득 사연이 궁금해지는 길이                인 화개재를 만나게 된다. 와운으로 가
                    있다. 이 길은 무슨 사연으로 열리게 됐              는 길은 왼쪽으로 나 있는 너른 시멘트
                    는지, 이 길을 걸어간 사람들은 어떤 사연             길이다.
                    을 지니고 있을지 걸으면 걸을수록 궁금
                    하여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는 길이 있다.                ‘천년송 가는 길’이라는 안내표지판을
                                                        따라 오르고 또 오르니 길 왼편에 자그마
                    와운으로 가는 뱀사골 계곡은 가히 절경               한 채마밭이 눈에 들어온다. 밭에 쪼그려
                    이다. 반선을 출발하여 송림사 정진스님               앉아 풀을 매는 어머니의 손놀림이 바지
                    이 수도 및 기거했다 전해지는 석실에 이              런하다. 가벼운 인사를 건네고 사진 한 장
                    르기까지 잠시도 눈을 뗄 틈이 없다. 용              찍기를 권하자 어머니는 손사래를 치며
                    이 떨어졌다는 탁룡소를 지나 금포교를                돌아앉으신다.
                    건너면 병소, 뱀소, 병풍소 등 비경이 이

                    어진다.                                천상의 비경을 간직한 아름다움


                    옛날 보부상들이 경상도 하동 땅에서 소                와운마을은 아름다운 산골마을이다.  구
                    금을 져 나르다가 빠져서 물이 검게 변했              름도 누워간다는 심산유곡, 구름조차 넘
                    다는 간장소에는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기 힘든 깊은 산골이거나 구름마저 쉬어
                    삼았을 이들의 애환과 해학이 녹아있다.               갈 만큼 아름다운 마을이거나 어느 쪽이
                    탁룡소에 빠진 용은 구사일생으로 요룡                라도 좋을, 산자락을 타고 오르면 금방이
                    대에 올라앉은 것일까. 요룡대란 그 바위              라도 천상에 닿을 것만 같은 비경을 간직한
                    의 모습이 마치 용이 승천하려고 머리를               곳이다.  어찌하여 지리산은 작정한 듯 이
                    흔들며 몸부림치는 듯해서 붙여진 이름이               골짜기를 품고 있는 것일까.
                    라고 한다.
                     요룡대에서 ‘와운
                    교’를 건너면 본격적
                    인 뱀사골 등산로가

                    시작된다. 오른쪽
                    계단을 따라 6.7km
                    를 더 오르면 뱀사골
                    대피소에 닿을 수 있
                    고 다시 200m를 오
                    르면 지리산 주능선
                                                             와운마을­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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