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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의 아름다운 마을 숲①  | 대산면 왈길마을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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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당한 자태-아름다운 모습



             두 얼굴을 가진 한폭의 동양화




             남원은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 삼산마을 소나무 숲을 비롯해 많은 마을 숲들이 지금까지 잘 보전되어 있는 곳
             이다. 이번 호부터 기획시리즈 ‘남원의 아름다운 마을 숲’ 연재를 시작한다. 그 첫 번째로 <제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대산면 길곡리 왈길마을의 마을 숲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마을 숲이 이래도 되는 거야?                             막기 위해서 마을 앞 트인 곳에다 숲을 조성했다. 비
              마을 숲이라고 얕잡아 봤다간 큰 코 다친다. 왈길마                보림(裨補林)이자  방풍림(防風林)이었던  셈이다.
             을 숲을 처음 본 사람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 규                마을 어르신들은 이 숲을 '아랫당산' 또는 '숲거리'
             모가 도심의 공원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기 때문이                  라 부르는 데, 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여름이면 온
             다. 1.5ha의 너른 들에 300년이 훨씬 넘은 느티나              마을 사람들이 숲에서 살았을 정도다. 마을 숲이 몽
             무를 비롯해 소나무, 팽나무 등 100여 그루의 나무                땅 사라질 뻔 했던 아찔한 일도 있었다. 일제시대 때
             가 빼곡하다. 특히 잎이 무성한 여름철에는 숲에 가                 마을 숲에 있는 나무를 몽땅 베어갈 계획이었는데,
             려 왈길마을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드리 숲이                 다행히 한 달 뒤에 해방이 되어 실행에 옮기지 못했
             마을을 그림자처럼 감싸고 있다.                            다 한다. 일부 소나무에는 일제 때 송진을 채취하기

             마을 복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불어오는 바람도                  위해 밑 둥에 생채기를 낸 흔적이 아직도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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