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2019_69
P. 21
02
01 서어나무숲을 알리는 안내판 02 서어나무숲 앞을 흐르는 람천에 최근 설치된 다리
01
숲은 생명이다. 숲은 수 많은 생명이 살아 숨 쉬 덕과면 사율리 사곡마을 숲, 산동면 부동마을 소
는 작은 지구이다. 숲에는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 나무 숲, 산내면 입석리 삼화 마을 숲, 대산면 왈
다. 나무와 풀, 헤아릴 수 없는 미생물과 곤충, 야 길마을 숲이 있다. 지난해 제17회 아름다운 숲 전
생 동물들이 모여 사는 사회이다. 씨앗 하나가 싹 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숲 공존상을 받은 이백면 닭
을 틔워 나무로 자라는 곳에는 100여 개의 또 다 뫼마을 숲도 남원의 자랑이다.
른 씨앗이 있다고 한다. 숲속 땅속에는 이처럼 많 특히, 운봉읍에는 지리적 여건으로 마을 숲이 많
은 씨앗들이 싹을 틔울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무 다. 신기마을 숲, 화수리 전촌마을 숲, 산덕리 삼
엇보다 숲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 산마을 숲, 행정마을 소나무 숲이 대표적이다. 행
한 공간이다. 숲은 지구를 건강하게 만드는 보고 정마을 서어나무 숲은 전국에서 유일한 수종을 간
이기 때문이다. 직한 마을 숲이다. 마을 숲이 마을의 안녕과 평화
를 위해 만들어졌듯이,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도
숲에 쌓인 낙엽과 토양은 빗물을 걸러주는 필터 역 비보림으로 조성됐다.
할을 해 우리가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 되도록
돕는다. 숲은 엄청난 양의 공기를 정화하고 이산 200여 년 전 이곳을 지나가던 스님은 마을이 황량
화탄소를 흡수해 깨끗한 공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 한 들판에 위치해 있어 겨울에는 차가운 북풍이 몰
다. 그래서 흔히 숲을 지구의 허파라고 부른다. 숲 아쳐 냉기가 도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더구나, 마
은 또 최근 들어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을 앞이 탁 트여 기가 빠져 나가는 풍수지리였다.
미세먼지를 걸러준다. 이밖에도 숲은 손으로 꼽을 그냥 두었다가는 마을이 온전할 수 없었다. 북쪽
수 없는 많은 기능과 역할을 한다. 에서 불어오는 북풍을 막고 마을에 온기를 불어넣
기 위해서는 보호막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조성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중심도시인 남원은 수려한 한 것이 바로 서어나무 숲이다. 스님의 뜻대로 이
경관뿐만 아니라 마을 숲이 잘 가꾸어져 있다. 마 곳에 서어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자 마을이 따뜻
을 숲은 그 마을의 역사이다. 마을 숲에서 넉넉한 해지고 매년 풍년이 들었다고 한다.
주민들의 인심을 읽을 수 있다.
사랑남원 이야기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