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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그 많은 수종 중에서 왜 서어나무를 심
                                                         었는지는 알 수 없다. 서어나무는 자작나무과
                                                         낙엽교목으로 원래 용재(用材)로서 그다지 쓸모
                                                         가 없는 나무이다. 옛날에는 불에 잘 타 주로 땔
                                                         감으로 활용되었다.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

                                                         하는 마을 숲에 땔감나무를 심지는 않았을 터이
                                                         다. 이곳에 서어나무를 심은 비밀이 있을까. 있
                                                         다면 무엇일까. 기후, 토양, 강수량, 적설량,
                                                         바람 등이 먼저 떠오른다.

                                                   05
                                                         답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숲은 기후에 따라
                                                         서 수분 등 자연의 조건에 적응하기 위해 수없
                                                         이 변화의 길을 걷는다. 이런 숲의 마지막 천이
                                                         단계가 바로 극상림(極相林)이다. 현재 기후조

                                                         건에 맞는 가장 안정된 숲이다. 서어나무는 이
                                                         처럼 숲이 변해가다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안정
                                                         된 상태인 극상림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나무
                                                         이다.
                                                         극상림은 공해 등에 약해 좀처럼 보기 힘들다.
                                                         숲이 천이되는 과정에서 피해를 받게 되면 전
                                                         단계, 그 전단계로 되돌아가 천이과정이 중단

                                                         되기 때문이다. 행정마을 서어나무숲은 이같이
                                                         좀처럼 보기 힘든 극상림이다. 그래서인지 행
                                                         정마을 서어나무 숲은 규모가 크지 않은데도 늘
                                                         15℃ 안팎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 여름철에도
                                                         냉방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시원하다. 서어나무
                                                         숲 덕분인지 행정마을은 2018년 5월 현재 44
                                                         가구에 주민 87명이 오손도손 살고 있다.









                                                         03 서어나무숲 앞에 있는 정자와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운치를 더해준다.
                                                         04 탐방객이 걷기 쉽게  데크가 설치돼 있다. 나무사이로 탐방객의 모습이 보인다.
                                                         05 몸통이 부식된 서어나무

                                                                                          사랑남원 이야기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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