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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봉 기문국은 아흔 아홉 고개를 너머야 나온다는 장수가야와 기문국이 형제 나라로 돈독해졌던 매
북쪽의 개마고원처럼 남쪽의 운봉고원에 나라를 개체는 군사적 이유 말고 무엇이었을까? 정치 군
세워 외적 방비에 적합한 천혜의 요새를 가졌다. 사적으로 나라를 지켜내려는 연대가 가장 큰 것이
거기에 나라를 지켜낼 무기 재료인 철의 생산도 가 었겠지만 이곳에서는 자급할 수 없는 백성들의 공
졌으며 다른 나라보다 한 달 먼저 먹을 것을 내어 통된 필수 생활용품의 나눔이고 그것은 소금이지
주는 고랭지 자연환경의 지리산이 백성들의 배고 않았을까 싶다.
픔을 해결해 주었다. 바다와 먼 첩첩산중의 두 나라에서 구할 수 없는
또한 훗날 만석꾼과 수많은 천석꾼 백석꾼이 있었 것은 소금이었을 것이고 그것은 두 나라의 공통된
다는 비옥한 농토 그리고 사시사철 흘러주는 물이 환경이었을 것이다. 소금을 구하러 갈 곳은 바다
있으니 외부와의 교류 없이도 한동안 완벽한 자급 와 가까운 곳인데 사방팔방으로 다른 나라들이 길
형의 나라였을 것이다. 그러한 사정은 국력확장의 목을 지키고 있었기에 소금은 하늘 길만이 내어줄
기본 자원이 되어 나라가 튼튼해지는 원동력이 되 두 나라의 생명줄이었다.
었으니 기문국은 작지만 강한 강소국으로 국력은 기문국은 바다로 갈수 있는 유일한 길을 내었다.
커졌을 것이다. 지리산을 넘어 하동으로 가는 길이었다. 누구의
그러나 동서남북으로 진출하려는 여러 나라의 길 간섭도 없는 그 길을 통해 소금이 들여졌고 그 소
목에 자리한 기문국은 한동안 지켜냈던 완충지대 금은 봉수대가 있는 봉화산을 너머 이웃나라 장수
의 가치가 주변국의 위험요소가 되어 공격 받고 작 가야로 나누어 주었으리라. 그 소금 길은 조선시
아졌다. 그래서 이웃나라와의 동맹체제는 생존의 대 운봉현 사람들의 콩과 화개 사람들의 소금이 오
필수 전략이 되었으리니 비슷한 처지의 이웃 장수 고가는 염두고도가 되었으니 그 출발지와 종착지
가야와의 형제국 동맹은 더 강화되었을 것이다. 는 인월장터와 화개장터였다.
18 ∙ 여름호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