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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가꾸는 사람들, 꽃을 찾는 사람들





               신생마을 사람들이 떠난 자리를


               대신 가득 채운 핑크뮬리 풀꽃











                남원시 신생안길 50은 신생마을이다.
                그런데 웬일일까? 집은 한 채도 보이지 않고 분홍
                빛 구름이 내려앉은 것처럼 몽환적인 핑크뮬리 풀
                꽃 군락이 동네를 이루고 있다.
                한때 이곳이 마을이었다는 증거이듯 아무도 따가지
                않은 감나무엔 가을 햇빛을 담은 말간 감만이 문패
                처럼 남아서 등불을 켜 들고 누군가를 기다린다.


                주민들이 이주해가고 텅 빈 이곳 시유지를 임시 활
                용하기 위해 백일홍과 핑크뮬리 꽃밭을 조성하자마
                자 전국적인 명소가 되어버렸다.
                갓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
                올 줄 몰랐다.
                아직 주차장,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은 연차 사업으
                로 내년에 준비할 예정이었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
                진 것이다.










               핑크뮬리가 무슨 꽃이길래                                에 가까운 핑크색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을 오랫동안

               핑크뮬리그라스는 원산지가 미국이고 볏과에 속한                    볼 수 있어서 인기가 좋다.
               여러해살이 조경용 풀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사람의 머릿결처럼 가늘고 부드러
               흔히 서양 갈대(분홍갈대)라고 부르는데 여름에는                   워 촉감까지도 좋다.
               푸른빛의 잎이, 가을에는 꽃이 아름답다.                       일부 사람들은 외래종인 핑크뮬리가 우리 생태계를
               꽃이 한창 필 때는 분홍색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교란하지 않을까 염려하지만, 미국에서는 핑크뮬리
               자주색으로 변했다가 마지막엔 탈색이 되어 연분홍                   가 침입 능력이 없는 식물로 분류하였으며, 미국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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