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2024_92
P. 11

보육료 무료 등 아낌없는 무상 복지로 이주민 증가

                                                                 일본 홋카이도의 산골마을인 가미시호로 마을의 고향납세(우리나
                                                                 라의 고향사랑기부금) 기부액은 2013년에 우리 돈으로 약 20억원
                                                                 에서 2016년에 약 220억원에 이르렀다. 인구 5천명 남짓한 작은
                                                                 마을에서 3년 사이 기부액이 10배가 늘어난 것이다. 기부자 수도
                                                                 10만명에 달했다. 그 핵심에 복지가 있다. 고향납세에 대한 답례품
                                                                 을 마을 특산품으로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책답례를 하기로 결정
                                                                 하여 일본 최초로 2016년부터 10년간 보육료 완전 무료와 무료 급식
            일본 가미야마 마을은 교육과 현장이 연결된, 현장 기반 지역학
            습으로 지역을 살렸다. 사진은 학생들이 마을 고령자의 집을                     을 제공하는 어린이집을 만들었다. 다문화 교류를 위해 영어 교육을
            찾아 정원을 관리하는 모습
                                                                 실시하고 자연을 배경으로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환경도 제공했다.
            © 마을 홈페이지
                                                                 그 결과, 기부액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기부를 통해 이 지역에 관심이
                                                                 생긴 부모들이 직접 견학하고 환경에 매력을 느껴 이주하여 인구도 늘
                                                                 었다. 기부-관심-이주-지역 발전의 선순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남원시도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과 복지 사업을 더욱 적
            일본 도쿠시마현의 가미야마 마을은 인구 5천3백여 명에 불과한                   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2018년 폐교된 서남대 남원 캠퍼스가
            작은 산골마을이다. 한때 일본에서 소멸 가능성이 20번째로 높은                  2023년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전북대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어
            마을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보기 드물게 인구증가 경향                  K-컬쳐, K-커머스, K-과학기술 등 학부를 신설하고 학생을 모집
            을 보이는 지역 중 하나가 되었다. 마을에서 진행한 ‘가미야마 창조                할 예정이며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도 지정되었다. 중고교
            학’은 교육 부문에서 대표적인 지역재생 사례로 꼽힌다.                       인재양성 공립학원 ‘남원인재학당’ 건립, 육아종합지원센터 개관,
                                                                 2025년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등으로 아이부터 대학생까지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조건이 형성될 것이다.

            교육을 중심으로 지역, 사람을 살리는 프로젝트                            다만 그 과정에서 더욱 유념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가미야마 창조학’ 수업은 2016년부터 고등학교 학생들이 지역 현
            장에서 주민들과 교류하는 사업이다. 이 수업의 일환인 도토리 프                  지역 현장, 지역 생활, 지역 사업과의 연결이 중요
            로젝트는 흔한 지역 자원 중의 하나인 도토리를 모아 학교 온실에                  첫째, 지역과의 탄탄한 연결이다. 교육과 복지가 특정 계층에 대한
            서 길러서 그 묘목을 마을 주택과 거리에 심어 경관을 바꾸는, 일종                시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지역 현장과 지역 이익으로

            의 식재 공사 프로젝트다. 또한 정원이나 집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연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래 갈 수 없다. 주민이 살든 이
            있는 고령자의 집을 직접 찾아가 나뭇가지 치기 등을 하고 그 과                  주민이 살든 지역 현장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구석구석 연결되어
            정에서 고령자들과 학생들의 대화가 이루어진다. 버려진 논을 직                   야 서로에게 배움이 되고 이해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접 경작하고, 식자재를 만들어 지산지소(地産地消, 지역에서 생산                  둘째, 지역 내외의 다른 사업과의 연결성이다. 고향사랑기부금, 지
            한 물품을 지역에서 소비)를 이루고 자연생태에 대해서도 배운다.                  역소멸대응기금 등 많은 지역 살리기 기금과 사업이 진행되고 있
            이 모든 과정에서 주민, 학생, 교사, 중간지원조직, 공무원 등이 모               는데 이런 자원이 누수되지 않고 교육과 복지를 통해 의미 있는 효
            여 각자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무리하지 않게 극복해간다. 물론                   과로 이어져야 한다. 일방적인 자원 투입으로 거대한 공간을 만들

            주민들은 학생들의 활동을 통해 도움 받고 학생들은 지역을 돌아                   어 외부에서의 인구 유입을 바라는 방식보다는 사업의 의미를 이
            다니며 교실 밖의 지역에 사람과 돈과 자원이 움직이고 있음을 생                  해하고 작은 성과라도 착실하게 축적해가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
            생하게 체감한다. 교육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고 무엇보다 사람도                   하다. 지금 지역에 필요한 것은 인구, 돈이 아니다. 하고 싶은 의지
            살려서 무엇인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과정을 수년간 진행                  와 삶의 터전에 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돈 주고도 만들
            한 것이다. 단지 하나의 학교가 진행한 노력으로 이 지역의 인구가                 기 어려운 그러한 상태는 일방적으로 희망찬 미래를 독려한다고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지역의 활력을 만드는 데 교육이 큰 영향을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오늘’ 모두 모여 대화할

            미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문화와 미래 산업도시    남원                                                                                 11
   6   7   8   9   10   11   12   13   14   1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