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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남원 인기떡집 중 한 곳인데 기억에 남는 단골손님 손목터널증후군이 훈장처럼 생겼네요(웃음). 또 이물질 특히
또는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해충 차단을 위해 꼼꼼하게 방충망을 설치했습니다. 내 입에
한창 때는 하루에 16곳이나 떡을 납품했습니다. 새벽 1시까 들어갈 떡인데 깨끗하고 안전해야죠.
지 일하고 잠깐 눈만 붙였다가 그날 새벽 4시에 일어나 떡을
만들었죠. 7평짜리 떡집에서 그렇게 일을 많이 했어요. 어느 Q. 떡집 인생 25년이신데 어떤 미래를 꿈꾸십니까?
해 겨울인가 영하 7도까지 내려가는 추운 날이었는데 작업실 떡집을 시작했을 때 제 나이 29살이었습니다. 20년 동안 설
바닥이 꽁꽁 얼어붙었어요. 떡시루를 들고 가다 그만 꽈당 미 과 추석 명절만 쉬고 거의 매일 떡을 만들었죠. 정말 밤낮없
끄러졌죠.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떡시루를 손으로 들고 넘어 이 작업복만 입고 살았어요. 주말, 공휴일을 쉬기 시작한 지
졌더라고요(웃음). 떡은 무사했답니다. 가 이제 5년 남짓입니다. 그러다보니 꿈이 하나 생겼어요. 제
단골은 아니지만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어요. 일본 분들이신 주 오메기떡, 영광 모시떡, 의령 망개떡 등 지역 이름을 딴 유
데 우리기름집 사모님과의 인연으로 알게 된 분들이죠. 두 명 떡들이 있습니다. 남원도 음식 맛 좋기로 유명한 고장인데
분이었는데 한국으로 여행 올 때마다 남원에 들렀고 그때마 남원 하면 떠오르는 떡을 한번 개발해보고 싶어요. 요새 남
다 우리집 떡을 사가셨죠. 그렇게 친해져서 기념사진도 찍 해안 해풍 맞고 자란 쑥 인절미가 인기더군요. 그렇다면 지
었는데 그 사진이 아직도 작업실 벽에 붙어 있어요. 다시 보 리산 정기를 먹고 자란 남원 쑥으로 만든 떡은 어떨까 생각
니 2007년 10월 2일자 사진이고 뒤편에 마사코, 오바라라 해봤어요. 내 인생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는 떡 개발을 고
는 이름이 적혀있네요. 그런데 누가 누군지 이제 기억이 나 민하고 있습니다.
지 않아요(웃음).
Q. 떡집의 오늘을 있게 한 효자 떡이 궁금합니다.
01 우리복떡집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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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고수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떡 02 우리복떡집을 대표하는 단팥설기(왼쪽)와 스폰지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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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선보일까에 집중했죠. 무엇보다 우리집만 할 수 있는 색다 03 2007년 10월 떡집에서 일본 손님들과의 기념사진.
왼쪽 두 번째가 조연희 씨.
른 떡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한 4~5년 정도 연구 끝에 단팥
설기가 나왔습니다. 일반적인 설기떡과 달리 설기 안에 팥앙
금을 넣었고 녹두와 흑임자를 고명처럼 올려서 만들었습니
다. 재료 간 궁합은 물론 건강까지 고려한 조합이라고 자부
합니다. 크기도 먹기 좋게 잘라내니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
습니다.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고 소화가 잘된다고 좋아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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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팥을 빻아서 만든 설기인 스폰지떡도 우리집을 대표하는
떡입니다. 스펀지처럼 폭신폭신하다고 해서 (맞춤법 상 스펀
지라고 해야 하지만) 부르기 쉽게 스폰지떡이라고 손님이 지
어준 이름입니다.
Q. 우리복떡집만의 떡 만드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좋은 재료와 최소의 간으로 최고의 맛을 내는 것, 위생적인 02
환경에서 만드는 것이 철칙입니다. 재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쌀인데 쌀도 사람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노화가 되요. 색
깔도 변하고 냄새도 나죠. 우리집은 갓 도정한 남원산 쌀로
만 떡을 만듭니다. 덕분에 쫀득쫀득한 떡의 질감이 살아 있어
요. 위생문제는 학교 급식 납품을 하면서 더 철저해졌는데 떡
을 만드는 용기는 스테인리스 재질로만 사용합니다. 덕분에 03
문화와 미래 산업도시 남원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