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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의 길 | 남원의 백두대간  ② 여원재에서 복성이재





























                                백두대간­매요마을­전경(왼쪽)와­폐교된­운성초등학교(오른쪽)

                    간판이 선명하다. 휴게실을 왼쪽에 두고 지                르면 사치재(해발 500m) 이정표를 만날 수
                    금은 폐교된 운성초등학교 샛길을 걷는다.                 있다. 예전에는 고속도로 밑으로 돌아가는
                    1951년 개교한 운성초등학교는 1994년 2              길이 있었으나 지금은 고속도로 확장공사로
                    월28일 개교한지 43년 만에 31회 졸업생을              인해 위험을 무릅쓰고 공사현장을 넘어가기
                    끝으로 폐교되었다. 굳게 닫힌 교문 너머로                도 한다. 아무튼 백두대간은 88고속도로로
                    그 시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련하다. 폐                인해 또 한 번 그 등줄기가 갈라진 셈이다.
                    교 건너편 언덕에 자리한 매요 교회는 소나                옛 통로를 빠져나오면 다시 급경사길이다.

                    무가 장관이다. 운성초와 매요교회를 뒤로                 15분 쯤 묵묵히 걸어 오르니 697봉의 넓은
                    하고 아스팔트 포장로를 만나는 삼거리에서                 헬기장이 보인다. 오른쪽 아래로 지리산 휴
                    왼쪽으로 가다가 다시 왼쪽 산으로 올라선                 게소가 들어오고 전망바위를 지나면서 오르
                    다. 대간꾼들이 매어놓은 리본 덕분에 쉽게                락 내리락을 반복하던 대간길은 어느 덧 새
                    찾을 수 있다. 산에 올라서자마자 오른쪽으                맥이재에 이른다.
                    로 내려서면 목재소가 있는 삼거리인 유치삼
                    거리에 닿는다. 왼쪽으로 난 아스팔트 포장                백재-신라의 영토쟁탈장 아막산성
                    도로인 우회도로를 따라 걸으니 매요휴게실                 넓은 임도를 지나 소나무와 바위가 빼곡한
                    에서 출발한지 40 여분 만에 유정육교에 닿               능선을 1시간 쯤 오르면 무명봉 바로 아래
                    는다. 유정육교는 88고속도로 위에 설치되                옛 헬기장을 통과하게 되고 이내 백제와 신
                    어 있어 사치마을로 넘어갈 때 이용하게 되                라 사이에 격렬한 영토 쟁탈전의 흔적을 찾
                    는데, 88고속도로 너머 산 능선을 따라 가               을 수 있는 아막산성에 다다른다. 성터는 둘
                    야 제대로 된 백두대간 대간길이다.                    레가 632.8m에 이르며, 동ㆍ서ㆍ북문터와
                     사치마을을 등지고 사치재로 향한다. 유정                북쪽 성벽은 대체로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육교에서 사치마을을 통과해 15분 정도 오                성 안쪽에서 삼국시대의 기와 조각, 백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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