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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의 길 | 요천 백리길을 걷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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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곳이다. 지금도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데, 방                   이런 탓에 길을 걷다보면 요천에 서식하는 물새
             구 부채에 필요한 부채살을 만들어 공급하는 곳                    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바로 이 곳이다. 죽항동에 사는 강신영(69)씨
             는 40년 째 노암동 요천 변에서 대나무 부채살을                  주송교를 따라 다시 요천을 건너
             만드는 일을 해오고 있다. 선풍기나 에어컨의 보                   계속해서 제방을 따라 걸어 내려오다 보면 요천
             급으로 부채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고 그나마 중                    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주생면과 송동면
             국산에 밀려 한국산 부채의 인기가 시들해졌지                     을 연결해주는 ‘주송교’를 만난다. 여기서는 주
             만, 기계를 놀리기도 그렇고 해서 주문이 들어오                   송교를 건너 반대편 요천 제방길로 옮아가야 한
             면 그에 맞춰 쉬엄쉬엄 일을 한다.                          다. 진행 방향(송동면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면
             부채살 만드는 공장을 지나면 직선으로 길게 뻗                    송내천과 합수하는 지점에서 강을 건너가기 위해
             은 비포장 자갈길 제방길이다. 요천 쪽으로 길                    서는 많이 돌아야 할 뿐만 아니라, 제방길 진입을
             을 따라 벚나무가 식재되어 있고, 왼쪽으로는 큰                   펜스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안골 마을을 지나서 1km 지점쯤에 우람한 소나                   주송교를 따라 요천을 건너자마자 왼편으로 방향
             무가 한 그루 서있다. 여기서 다시 1km쯤 걸어                  을 틀면 자전거도로가 나오고, 이 길을 따라 곧장
             내려오면 고가도로 밑을 지난다. 고가도로 밑이                    하류로 내려간다. 제방 옆으로는 플라타너스 나
             라 항상 그늘이 지고 요천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뭇잎이 바람에 나부끼고, 순천완주 고속도로 고
             바람 탓에 인근 마을 주민들의 여름 쉼터이자,                    가 밑을 지나 자전거 도로는 요천 끝까지 이어져
             다슬기 등을 채취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여기서                    섬진강 자전거도로와 연결된다. 오른편 주생면
             700m쯤 아래로 내려오면 송동교차로를 만나는                    너른 들녘에는 늦은 모내기가 한창이다.
             데, 여기서 도로를 건너 다시 제방을 따라 송동
             방향으로 길을 잡고 내려간다. 요천은 하류로 오                   요천 맑은 물로 김장을 담그기도
             면서 여러 지천들을 만나면서 그 폭을 점점 넓혀                   주송교에서 자전거길을 따라 2.2km 정도 내려
             가지만, 수량이 적어 갈대 등 수생식물이 꽉 들어                  오면 대산면 신계리 응봉산(579m)에서 발원하
             차 있다. 새들이 몸을 숨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여 주생면 제천리에서 요천과 합류하는 ‘대곡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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