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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닮은 가슴넓은 아이로 키우죠 ”
혁신학교로 지정 창의적 인성교육 직 교사의 수가 서른 명 가까이 되자, 교사들끼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산내면 산내초등학교는 리 자발적으로 모임을 꾸려 지역 교육 발전을 위
2000년 이후 귀농ㆍ귀촌 가구가 하나 둘씩 전 해 함께 고민을 나눈다. 여원재 너머에 있는 운
입해 오며서 최근 학생수가 100명을 넘어서기 봉ㆍ아영ㆍ인월ㆍ산내 초등학교 교사들이 함께
도 했다. 모여 논의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총 23명의 현
산내면 주민 2천여 명에 초등학교 학생 수가 100 직 초등학교 교사로 꾸려진 ‘재너머학교모임’으
명 가까이 되니 놀랄만한 일이다. 아이들이 많아 로, 최근 남원 교육청에서는 이 모델을 본 떠 다
애 키우기 좋은 귀농지로 소문나면서 삼ㆍ사십대 른 면 단위로 확대하고 있다.) 마을에 살면서 교
의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된 탓이다. (지난 5월에 사로 활동하는 ‘마을 교사’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는 다섯 명이 새로 전입해오는 등 전체 주민 중 귀 모임이 가능하다.
농ㆍ귀촌 인구가 400명에 육박한다.) 거기다가 “마을이라는 사적 공간과 학교라는 공적 공간 사
전라북도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2014년 봄 학기 이의 구분이 희미해지면서 교사 생활이 어렵지
부터 다양한 창의 인성 교육 프로그램이 시행되 않나요?” “저도 산내면으로 이사 온 지 3년째이
면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외지인들의 전입이 줄 지만, 마을 주민이면서 교사라는 게 오히려 좋습
을 잇고 있다. 니다.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이 함께 움직일 수 있
현재 귀농ㆍ귀촌 가구의 자녀가 전체 학생 수의 다는 건 제가 오랫동안 꿈꾸어 오던 일입니다. 마
60~70% 정도를 차지하는데 처음에는 귀농가구 을교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산내초등학
와 원주민가구간의 교육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가 교 부임 초기만 해도 대부분의 교사들이 2년 정
없지 않았으나, 지금은 학교에 대한 신뢰가 쌓이 도 근무하고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갔기 때문에 아
면서 그런 갈등이 거의 사라졌다. 이들이 교사들에게 쉽게 정을 주지 않았습니다.
교사들 마을에 거주 정서적 안정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마을 주민이면서 교사인 ‘마
을 교사’가 많다는 것이다. 올 해 신설된 특수학
급을 합쳐 도합 7개의 학급(학년 별 한 학급씩)에
교무 주임 교사를 포함하면 산내초등학교에는 총
8명의 평교사가 근무하는데, 이 중 5명이 산내면
으로 귀촌한 마을 교사이다.
마을 주민으로 살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칠
수 있어서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만족해
한다. 전주나 남원에서 출퇴근하거나 관사에서
생활하는 교사보다 아이들의 집안 사정을 누구
보다 잘 알고 안정적으로 아이들을 만날 수 있기
남원지역혁신학교학부모협의회 에서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산내면으로 귀촌한 현 회의중인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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