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동 행정복지센터

이 불상은 기록연대가 확실하기 때문에 불상의 시대적 특징을 잘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형 예술적인 면에서도 우수하여 11세기를 대표할 만한 전형적인 작품이다.
불상의 두상(頭像) 부분은 나발(螺髮)이 약화된 소발(素髮)이며, 육체가 복발형(覆鉢型)으로 높은 편이다.
상호(相好)는 풍려(豊麗)한 타원형으로 턱은 이중으로 표현하였고, 목의 삼도(三道)는 넓게 쳐졌으나 형식적이다.
눈은 바로 뜨고 있으나, 눈썹을 치켜 올려 이마는 좁고, 백호는 굵다.
코나 입은 원만한데다 입가를 들어나게 하여 자연스러운 작풍(作風)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자연주의적 기법은 머리에도 표현되어 있지만, 특히 선의 묘사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어깨에서 팔로 내려오는 곡선이나 삼도(三道), 의습(衣褶) 등이 거침없이 흘러내린 문양선 등은 부드럽고 우아한 느낌을 준다.
수인(手印)은 오른손을 가슴높이로 들고 왼손은 팔을 내리고 있으며, 손목 부분만은 따로 끼우도록 되었으나 결실되어 구멍만 남아 있다.
법의(法衣)는 통견의(通肩衣)나, 양 어깨를 가리고 뒤에 넘겨져 있으며, 앞가슴은 넓게 열려 있다.
의습(衣褶)은 삼도(三道)처럼 유연하게 호(弧)를 그리며 넓게 음각(陰刻)되어 있다.
광배는 거신광(擧身光)으론 윗부분이 결실되었으나 선각이 뚜렷하다.
두광(頭光)은 머리를 중심으로 복판연화문(複辦蓮花文)을 양각하였고, 외곽의 넓은 두광과 신광은 이중의 굵은 윤곽으로 양각하였다.
두광과 신광의 외연(外緣)에는 화염문(火焰文)을 새기고, 좌우상하에 두 신광을 업은 화불(化佛)이 양각 되었다.
두광과 신광 윤곽 안쪽에는 연지(連枝)를 정교하게 양각하고 있다.
현 높이 2.24m, 하부 1m 이상 지하에 묻혀 있었으나, 1985년 만복사지 발굴 작업 때 좌대를 노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