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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야기 | 남원시 운봉읍 행정마을





                사람과 사람이 어깨를 맞대고 사는 사람의 숲





              남원에서 여원재를 넘어 60번 국도를 따라                나무숲은 말 그대로 마을의 숲이다. 100여
             가다보면 운봉의 너른 평야에 가만히 내려앉                 그루의 서어나무가 30~40미터 높이로 뻗어
             은 듯한 마을이 있다. 지리산 둘레길 제 1구               있는 웅장하지 않으니 아담하고, 위협적이지
             간인 ‘주천-운봉’ 구간의 끝자락이자 바래봉                않으니 다정한 마을 숲이다.
             둘레길의 시발점에 자리잡고 있는 남원시 운                  서어나무숲에 얽힌 전설 또한 흥미롭다. 마
             봉읍 행정마을. 행정마을은 서어나무숲으로                  을터로는 적당치 않은 들판 한복판에 마을이
             유명한 서어숲의 마을이기도 하다.                      들어서자 전염병 등의 우환이 끊이질 않았
                                                     다. 지나가던 도사가 마을 북쪽에 나무를 심
             서어나무숲의 마을                               어 액운을 막길 권하니 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숲속에 들어가본 사람은 안다.(중략)                    심기 시작했고 그 나무가 지금의 서어나무 숲
             햇살이 비칠때면/지긋이 감았던 두눈 뜨며/                 을 이루었다는 이야기다.
             자연과 합일 되고/강풍이 몰아치면                       마을 사람들 스스로의 힘으로 일궈낸 마을
             원가지, 곁가지, 잔가지, 마른가지/할것없                 숲은 마을의 수호림이 되어 일제시대나 6.25
             이 포옹하며/모진 비바람 견디어 내는 것을                 사변에도 행정마을 사람들이 궂은 일에 휘말
             <반기룡, ‘숲’ 중에서>                          리는 것을 막아주었다 한다.
                                                      행정마을의 서어나무숲은 제1회 아름다운

              시인의 판단은 옳다. 숲에 들어가 본 사람만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이 숲이 뿜어내는 찬란한 생명력과 무한한 상                이처럼 숲이 지닌 역사성과 고유성이 대상 선
             승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 행정마을의 서어                정의 주요 요인이었다고 전해진다. 200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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